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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책

(책) 해빗 [웬디우드 저] ; 고통없이 습관 만들기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서 일도 그만두고 폐인처럼 지내던 어느날....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어주었다.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나는 이 영상을 끝까지 시청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존의 통념에서는,

'성공하여 번듯하게 사는 사람들은 모두 초인적인 의지력을 가지고, 최대한 절제하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영상에 따르면 의지력과 인내심은 결국 고갈된다는 것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언젠간 고갈될 인내심과 자제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인내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도서를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e - Book으로 구매했다. 

종이책 구매를 바로 생각했지만,

 

영상에서 언급한 마찰력을 줄이고자하여 e-Book으로 구매하였다.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선 마찰력을 줄이고,

나쁜 습관을 끊고 싶으면 마찰력을 높인 다는 것이 습관 형성 방법 중 중요한 한 가지라는 것이다.

 

평소에 1년에 책 한 권 읽을까 말까 하던 나에게 있어서, 우선 책을 읽는 습관부터 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손에서 매일 놓지 않는 스마트 폰으로 읽을 수 있도록 e-Book으로 구매했다.

 

내 스마트폰을 켜자마자 보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게임들을 지우거나 찾기 힘들도록 뒤로 보냈다.

구글 도서앱인 플레이북을 스마트폰을 켜자마자 보기 쉽도록 배치 하였다.

 

중간에 추석이라는 커다란 방해요소가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플레이북 기준 526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모두 읽는데 성공하였다!

( 이 책을 읽는데에 있어서도 이 책에서 말하는 습관의 5가지 법칙을 실행하였다. ㅋㅋ)

 

참고로 본인의 경우, 자기계발서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도 물론 자주 읽지 않았지만...)

비슷한 내용 투성이 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 적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해빗(Habit)'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저자 웬디우드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이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습관의 형성 원리와 작동 방식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자이며, 『오리지널스』 저자 애덤 그랜트, 『그릿』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 등 세계적인 심리학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습관 연구에 관한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뇌과학과 심리학을 다루며, 과학적인 근거로 습관 설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실현하게끔 그리고 지속하게끔 그동안의 연구와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리츄얼'이라고 불리우는 미신적인 이야기도 나오는데(ex: 운동선수가 시합 전 어떤 행위를 반복 하는 것과 같은)

이 부분 역시도 의식적 자아의 고통을 환기하고 습관의 힘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식의 이야기로 나온다.

 

 

이 책에는 습관을 설계하는 5가지 방법이 나온다.

 

 

 

1. 늘 동일하게 조성되는 안정적인 상황을 조성하라.

 

2.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줄이고 나쁜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높혀라.

 

3. 행동(반응)을 유발하는 자신만의 신호를 찾아라.

 

4. 언제나 기대이상으로, 신속하고 불확실하게 보상하라.

 

5.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하라.

 

 

 

이 책을 평한 훌륭한 다른 서평들이 있고, 이 책을 전부 이야기할 수는 없으므로

기억나는 몇 가지를 꼽고자 한다.

 

 

다이어트

 

비만으로 건강 관리를 위하여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직장과 생활 반경에 그와 같은 식성을 가진 다수의 비만인들이 존재하고 열량이 높은 음식들이 즐비하게 

있고 헬스장까지 10마일 이상의 걸리는 환경이라면 과연 이 사람이 다이어트를 수월하게 할 수 있을까?

 

습관에 의지하지 않고, 의지력만으로 다이어트를 지속하려고 가정했을 때, 맛있는 것(살찌기에는 더없이 좋은)을 먹자고 유혹하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집 안, 냉장고, 찬장에 가득한 온갖 정크푸드, 음식들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쉬울까? 

의지력만으로 이것을 해결하기에는 너무도 고통스럽다. 한 번이라도 결심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면, 자신이 해내지 못하는 무력감으로 스스로 무너지고 다이어트 하려는 마음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신에 여기에 환경과 마찰력의 조절이라는 요소를 추가하면 다이어트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습관 형성에 매우 유리해진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임에 들어 그들과 가까이 지내고, 직장과 집사이 헬스장과 가까운 곳으로 동선을 맞추거나 움직임이 없는 승용차 보다 조금이라도 더 걷도록 하는 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정크푸드가 너무도 손쉽게 집을 수 있는 환경을 바꾸어 정크푸드를 모조리 치우고, 음식을 요리하여 먹어야만 하는 마찰력을 만들거나, 냉장고를 저열량의 건강식으로 채워서 좋은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마찰력을 제거한다. 당장에 휴대전화 한 통이면 너무도 간편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배달앱도 삭제한다.

 

처음에는 공허하겠지만 유혹할 것들이 없으니 절제와 인내력을 시험받을 필요가 없고.

살찌는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기까지 커다란 마찰력을 느껴야 하는 대신에,

건강한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운동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된다면 

비교적 고통스럽지 않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중독을 벗어나는 방법

 

1960년에 발발해 1975년 남베트남 항복과 종료된 '베트남 전쟁'은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약물 중독의 자연 실험장이었다.

 

 

베트남 전에 참전하였던 미군은 당시 만 18세 이상이면 징집 대상이었는데, 이들은 전쟁이라는 

기존 그들이 살던 곳에서 벗어나 쉽게 마약류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었다.

 

베트남 전에 참전 중인 미군의 15퍼센트 가량이 약물에 중독되어 있었다.

 

미국은 마약에 중독된 미군의 귀향에 큰 혼란에 빠졌다. 대중들은 식당과 은행, 공원에 마약에 중독된 군인들로 

북적거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를 조사, 연구하던 로빈스 박사는 469명의 약물에 중독된 미군을 대상으로 8개월 동안 주기적으로 개인 면담과 소변 검사를 실시했다.

 

Dr. Lee Nelken Robins

정치인들과 미국 대중들의 우려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약물 중독으로 고통 받던 미군 중 단 5퍼센트만 계속해서 마약 중독 증세를 이어가고, 나머지 95퍼센트는

약물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Q) 이들이 마약 공급책을 찾지 못해서 였을까?

A) 아니다. 미국에는 약물에 중독 되었던 베트남전 참전 미군들 외에도 헤로인과 아편에 취해 사는 다른 중독자들이 여전히 존재하였다.

 

Q) 닉슨 대통령이 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법인 '골든 플로 작전' 과 치료 프로그램 덕분이었을까?

A) 아니다. 귀향 시 양성 판정을 받은 약물에 중독된 미군 중 실제 치료를 받은 비율은 불과 6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이와 비슷한 시기인 1980년,

캐나다 사이먼 대학교에서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Bruce Alexander) 교수가 흥미로운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쥐 공원 실험

 

연구진은 특정 상황이 약물 중독과 재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쥐를 통해 밝혀내고자 했다.

 

우선, 한 무리의 쥐를 개별 구획된 우리 안에 따로따로 살게 했고, (고립 집단)

또 한 그룹은 여러 개의 이어진 상자로 만들어진 우리(쥐 공원) 안에 집단으로 살게 했다.

 

이 두 거주지에는 '설탕물이 나오는 용기'와 '모르핀에 설탕을 섞은 음료가 나오는 용기'를 함께 설치했다.

 

(고립 집단)에서 생활하는 쥐 무리는 모르핀 음료를 더 많이 마셨다. 

쥐는 인간과 더불어 대표적인 사회적 종으로 고립된 상황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혼자 사는 쥐는 별로 할 일이 없기에 약물 복용을 저해할 다른 대안이 거의 없었다.

 

반면, (쥐 공원)에서 집단 거주하며 사는 쥐들의 모르핀 음료 섭취량은 더 적었다. 

마약에 취하면 보금자리를 만드록 짝짓기를 하고 다른 수컷과 싸우는 등의 생존에 필요한 행동에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존 행위들이 약물 복용 행동과 경쟁을 벌인 것이다.

쥐들은 호기심이 많기에 최초 한 번은 모르핀 음료를 마셨지만, 중독과 유사한 지속적 반복 복용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베트남전 참전 미군들이 마약 중독 증세에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이와 유사하다. 

마약을 쉽게 복용할 수 있었던 베트남 전쟁의 환경에서 귀향으로 환경이 바뀌었다. 마약에 중독되는 것 대신 다른 요소들이 그들의 삶에 침투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전쟁통이었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맞이하자 마약 복용 습관을 둘러싼 다양한 신호가 사라진 것이다.

거주 환경이 변함으로써 마약 복용에 커다란 마찰력이 추가되었으며, 직장 생활과 같은 새로운 행동들은 중요한 보상을 안겨줬고 (급여) 그 결과 귀향 미군들은 결국 마약을 멀리하는 새로운 습관을 얻게되었다.

 

('쥐 공원 실험'에서 기존에 모르핀에 중독된 쥐들이 정상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한 것을 실험한 것도 책에서 다룬다.)

 

 

 

가벼운 마음으로 짤막하게 쓰려던 글이 어느 순간 길어져서..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하는지 고민이다..ㅋㅋㅋ

 

이 책에선 습관은 우리의 의식적 자아와는 다른 비의식적 자아라고 말하고 있다.

습관 그 자체에는 선하고 나쁜 것의 판단이 없다는 것이다.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환경과 마찰력의 배치, 그리고 반복 하는 데에 있어서, 습관이 단단히 자리 잡는 것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리지 않는다. 단지 이를 이용할 사람이 어떻게 현명하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중독과 습관은 비슷한 모습을 띈다.

 

습관을 현명하게 이용하면,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게하여 목표에 비교적 고통스럽지 않고 쉽게 이르도록 할 것이라고 느꼈다.

 

일상의 43%는 비의식적 자아인 습관이 우릴 지배한다.

 

근 몇 년간 책 한권 읽지 않았던 내가, 마음을 고쳐먹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준 책이었다.

구매를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읽어보라 추천한다.

뇌과학과 심리학을 다루지만 읽기 쉽도록 쓰여진 대중 교양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제일 생각나는 구절을 끝으로 글을 마쳐볼까한다.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굳이 입술을 꽉 깨물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들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고, 한번 시작하면 고민하지 않는다.
그들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날마다 작은 성공을 쟁취한다.
그들은 투쟁하지 않는다.


--- p.126, 「5장 상황제어: 습관은 투쟁하지 않는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