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머릿 속에 돈 생각이 많았지만 요즘 대여금 소송도 치르고나서 돈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원래 본 포스팅은 이즈미 마사토의 '부자의 그릇'이라는 책에 관해서 서평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문득 내가 이 블로그를 함에 있어서 뭔가 리뷰를 하고 이야기에 국한되고 거창한 서평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활동은 멋을 부리기보다는 꾸준히 하고 그게 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어야 잘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운동도 마찬가지인데, 운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무게를 몇 회, 몇 세트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드는지가 우선 순위는 아니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꾸준히 밀고 있는 말이 있는데
운동이 몸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운동은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운동하는 습관이 몸을 만들어준다.
이거다. 뭐 말장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꾸준함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운동을 3시간을 하고 6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20~30분만 하더라도 매일 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는 이야기다.
결국은 이 블로그를 하는 것도 블로그가 망하기 위함이 아닌 잘되고 싶으니까 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멋을 잔뜩부리고 완전 전문적인 느낌의 드문 드문한 포스팅보다는
매일 매일 꾸준히 포스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C-RANK나 다이아 로직과 같은 알고리즘에 대한 부분은 차치하자......)
각설하고.
책을 읽으면서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뭔가 눈물이 났다. 왜 그런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느끼게 된다.
특히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내 입장이 어떻냐면.
난 현재 정말 적나라하게 말해서 32세, 무직이다.
뭐 창업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아직 무직이고 32세인 상황이니까..
내가 예전에 단편 드라마 공모전의 간단한 시나리오에 관해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은 청년실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생각이었고
그 시나리오의 첫마디는 이러하다..
모든 사람들은 다들 그럴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설득력있고 훌륭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모든 말도, 심지어 최고의 철학자들이 한 이야기도 뒤에 (32세, 무직)이 붙는다면 아무런 설득력도 없게된다.
"신용을 쌓는다는 것은 돈을 쌓는다는 것이다." (르네 데카르트 1596~1650)
"서둘러 한 결혼이 잘 된 예가 없다." (김동수, 32세, 무직)
첫번째와 두번째 중에 어떤 말이 더 설득력이 있고 그럴싸한가? 휴리스틱이겠지만 아마 절대 대다수는 첫번째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첫번째는 내가 3초 만에 머릿 속에 생각난 말을 씨부린 것에 "데카르트"만 붙인 것이고
두번째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실제로 한 말이다. 거기에 32세 무직인 김동수를 붙였을 뿐이다..
뭐 대충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인데..
실제로 공모전에 내지도 않았고 그냥 머릿 속에 두서없이 생각해냈던 첫 구절이었다. 일이나 열심히 하고 공부하기에도 바쁜데 이딴거나 생각하고 있으니 내가 있던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것 같다. 각설하고.
내가 참 한심하다고 느끼던 32세 무직이 실제로 내가 된 것이다...!!
(이래서 매사에 겸손하고, 함부로 적을 지면 안되는 것 같기도..)
참 비참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지는, 남들이 실패했다고 여기는 시간에 나는 살고있다...
딱 이 시기에 '부자의 그릇'이라는 책을 보니, 화자의 입장에 대입이 되어 눈물이 났던 것 같다.
대략적인 내용은 사업과 가정에 실패하여 이혼을 하고 빚을 지고 있던 사람이, 본인의 실패담을 바탕으로 어떤 노인으로부터 '돈의 본질'이 무엇이고 돈을 어떻게 다루는 지에 대해서 알아가는 내용이다.
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란 것이 존재하고, 돈=신용 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인상깊게 읽어서 밑줄과 메모를 적어두었던 구절이나 키워드들을 써보면 다음과 같다.
"... 그래서 망했던 거군."
"... 건성인데다 갈피를 잡을 수도 없고,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려서 일을 크게 벌이려고 하지."
"늘 '고작 100원'이라고 여기면서 대출을 받아왔을 거야."
".. 스스로를 납득시켜 지갑을 열었던 경험.." (비정상적 소비를 합리화)
"분별력과 돈을 다루는 건 별개"
"신용이 생기면 돈이 생긴다.." (돈은 딱 신용만큼의 가치, 프리랜서가 돈을 벌기 위해선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고 그 포트폴리오가 신용)
"...신뢰하는 사람, 신뢰받는 사람..." (동일 계층에 있다. 반대로 신용을 할 수 없는 사람과 신용을 못 받는 사람의 경우 다른 의미로 동일 계층에 있다.)
".. (돈을 다룰수 있는) 최적의 온도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바로 이 헛스윙이 무서워서 가만히 있지." (시간은 한정적이고 100퍼센트라는 기회는 없지만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최대한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함)
" (자기파산하는 원인이 빚 때문이라 여기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지기 때문"
".. 부채는 재료, 금리는 조달 비용.."
(그리고 이 책의 제일 많이 와닿은 내용은 p.104~105의 돈의 구조에 관한 내용들.)
"돈에 소유자는 존재하지 않아."
(사람들은 빚을 지는 것이 싫고 그만큼이나 빌려주는 것도 싫어하지만, 이런 사람들 조차도 여윳돈이 생기면 은행에 맡기려고 한다. 은행은 이 돈을 맡으면 금리를 붙여서 예금자에게 돌려줘야 하니까 은행 입장에선 예금은 빚인 셈. 은행은 그 맡은 돈을 사업자들에게 빌려줘서 금리를 받고, 그 일부를 예금자에게 지불한다.)
(일본 대형 은행들이 1년간 금리로 총 50조 원을 챙기고, 반면 고객에게 지불하는 금리는 총 수조 원 수준.)
".. 일반 사람들은 가치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물건으로 바꿔 그걸 소유하는 데 얽매이지..."
"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내가 말하는 가치란, 교환가치야. 시장에 내놓았을 때 가격이 어떻게 붙을지는 아무도 몰라. 그런데 부자라고 불리는 인종들은 이 가치를 분별하는 눈이 있어."
"..빚은 계약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반제액이 정해진걸...투자는 반제액에 상한이 없는 걸 가리켜."
"신용이 돈을 낳으니까"
"..후회는 먼저 오지 않는다네.... 이해하는 시점은 대체로 일이 벌어진 뒤야..."
"...'절대'라는 건 없다는 걸 명심하게.."
"..성공에 필요한 건 도전 정신과 경험이지, 돈이 아니란 말일세."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거니까."
책을 읽지 않더라도 위의 구절과 키워드만 보더라도 사실 깨달을 사람들은 다 깨달을 것 같다. 뭐 책을 읽지 않아도 이미 깨달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되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이니, 한 번쯤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돈에 관한 생각이 전보다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덮고서 검색 엔진에 '돈'을 한 번 쳐보았다.
아무래도 "돈"이라는 말이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이다보니
("크림히어로즈"나 "러시안 블루" 같은 것이 아닌 "고양이"를 검색어로 쳤다는 의미로..)
돈의 사전적인 정의에 대한 것과 돈이 들어간 각종 기사들이 뜬다.
아무래도 돈 그 자체가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검색을 할테니까, 광고가 최상단에 뜨는 네이버에서는 각종 대부업체 광고가 제일 상단에 나오고, 구글에서는 그 단어나 뜻에 관한 각종 썰들이 정리되어 있는 '나무위키'가 제일 최상단에 뜬다. (역시 '나무위키'의 SEO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SNS나 유머페이지 같은데에 가다보면 사람들은 돈이 많았으면 한다. (뭐 그런 걸 안하더라도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 같긴 하다.)
그것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돈이 많길 바란다.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느니 건물주가 되고 싶다느니.
그런데 막상, 누구나 관심있어하는 이 돈에 관해서 검색엔진에 쳐봤을 때는 연예인의 이름이나 스포츠 리그에 검색했을 때보다 많은 것들이 나오진 않은 것 같다. 직접적으로 돈 그 자체에 관한 것을 업로드 하는 것은 생각보다는 적었다.
아무래도 추상적인 단어이기도 해서지만, 돈을 원하면서도 대다수는 그것에 대한 궁리를 깊게하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 방구석에 누워서도 쳐볼수 있는 것인데도.
(물론, 돈을 검색창에다 친다고 해서 부자가 된다던지 돈이 많아진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돈이 많을 순 없고, 돈 없는 백수가 갑자기 돈 많은 백수가 될 순 없는 노릇이다.
실패는 치명적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되는 이유보다는 안되는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의 의지를 꺽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게 보통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많은 부자는 많이 없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많은 것 같다..
이상 돈에 대한 나의 두서없는 주저리에 대해 적어 보았다. 그래도 뭔가 각잡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 의식의 흐름에 따라 포스팅을 하니 한결 편하고 시간도 적게 걸린 것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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